이책은
추리소설은 ‘반전反轉의 문학’이다. 수수께끼가 걷히고 진실히 밝혀지면, 독자가 예상했던 결말과 전혀 다른 진실이 펼쳐진다. 물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추리가 뒷받침돼야 하며 반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이 반전은 추리소설이 제공하는 최고의 즐거움이기도 하다. 1992년 출간된 <살육에 이르는 병>은 이러한 충격적인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 아....+전체보기비코 다케마루는 이른 바 수수께끼와 트릭에 집중하는 추리소설의 한 경향을 이르는 1세대 신본격 작가로, <점성술 살인사건>의 시마다 소지가 적극적으로 추천했던 작가들(우타노 쇼고, 노리즈키 린타로, 아야츠지 유키토)과 같은 시기에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관 시리즈>로 잘 알려진 아야츠지 유키토와는 같은 교토대 추리연구회 출신으로 아야츠지 유키토의 데뷔 2년 후에 <8의 살인>으로 데뷔했다. 국내에는 최신작 <미륵의 손바닥>이 출간돼 있고 국내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던 미스터리 사운드노벨 <가마이타치의 밤>의 시나리오를 담당하기도 했다.
아비코 다케마루의 최고작을 넘어 신본격 추리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살육에 이르는 병>은 얼핏, 이상 심리를 집요하게 묘사하고 그 수사 과정을 다룬 사이코 스릴러를 연상케 한다. 신체를 훼손하고 모욕하는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범인 그리고 이 범행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 여인. 마지막으로 연쇄 살인의 피해자가 사랑했던 퇴직 형사. 작품은 이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아비코 다케마루는 ‘강렬하고 아름다운 트릭이 논리적인 추리로 허물어지는’ 추리소설을 꿈꿔 왔던 신본격파 작가. 그는 이들의 시선을 나누고 재배치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작품의 절정에 다다르면 세 명의 시선은 급격한 전환을 거듭하며 긴장은 최고조에 달한다. 마침내 결말에 이르면 독자는 어안이 벙벙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의 충격적인 결말은 수수께끼와 반전에 집중했던 당시 신본격 작가들이 얼마나 패기가 넘쳤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외에도 <살육에 이르는 병>은 ‘뛰어난 반전’이라는 추리소설 고유의 미덕 외에도 당시, 곪아 있던 일본 사회의 병리를 세심하게 짚어 냈다는 평도 함께 듣고 있다. 섬뜩하고 강렬한 범죄를 놀라울 정도로 담담하게 묘사하는 그 이면에는 현실의 병폐를 지적하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숨어 있다.
<살육에 이르는 병>은 연쇄 살인범의 이상 심리, 사회 병폐의 고발 그리고 최강의 반전이라는 까다로운 세 요소를 모두 성취한 수작으로, 특히 잘 벼린 칼날로 날카롭게 가르는 듯한 작가의 패기가 돋보인다. 일본의 현대 추리소설을 논할 때 반드시 거론되는 작품이며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목차
에필로그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작품해설 _ 가사이 기요시
옮기고 나서 _ 권일영
* 서지정보 입력인원이 지속적으로 상세가 부족한 도서에 대해서는 정보를 입력하고 있습니다.
* 더 충실한 도서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