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해킹
사교육의 기술자들
문호진 | 창비
2024년 06월 24일
9788936480240
504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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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지금의 수능은 반교육적이다! 퍼즐식 풀이와 사고의 외주화 수능을 “블랙코미디”라 말하는 두 저자에게 강하게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정형화된 패턴, 암기형 지식, 오직 문제풀이만을 위한 특별한 기술 등 진정한 교육과는 멀어진 채 입시를 위한 줄 세우기용 시험이라는 수능의 폐해를 모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전체보기고 있을까? 평가원과 사교육 시장이 주고받는 상호작용 속에서 수능은 과거보다 훨씬 더 기괴하고 뒤틀린 방식으로 변질되었다.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전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 평가원의 출제 경향은 고도로 어려워진 동시에 고착화를 피하지 못했고, 사교육은 그 틈을 파고들어 이른바 “퍼즐식 사고” “사고의 외주화” 등 다양한 기술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는 아무리 공부해도 수능에서 고득점을 맞을 수 없게 되었으며 과거의 수능이 수행하던 최소한의 학습 능력 검증도 무의미해진 지 오래되었다. 일례로 전공자마저 난색을 표할 만큼 어려워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되었던 2022년 수능 국어 '헤겔 미학’ 지문의 정답률은 의외로 수험생의 절반에 가까운 45%에 이르렀다고 한다. '절대정신’이나 '정반합의 철학적 의미’를 모르고, 심지어 지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훈련된 기술을 적절히 발휘하기만 하면 문제를 맞힐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기출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이를 눈앞에서 증명해 보이는 과정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적이다. 저자들은 지난 10년간 이런 수능 해킹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로 인해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이 급격히 심화되었다고 지적한다. 이 쓸모없는 기술을 익히지 않고는 시험을 잘 볼 수 없다는 현실도 문제적이지만 지금의 수능에서 고득점을 맞고 인기 대학에 간다 해도 교수에게 '해답지를 요구’하는 학생이 될 뿐이다. 저자들이 수능을 반교육적인 시험으로 전락했다고 단언하는 까닭이다. 열망과 분노에 싸인 교육 특권층 끝없는 N수와 사교육의 결과 『시험능력주의』의 저자 김동춘은 이 책의 추천사를 통해 “지금까지 한국 교육을 고발한 그 어떤 책보다 생생하고 구체적”이라며 “지금 수험생과 학생 들이 일반 국민, 교육학자, 정책 입안자가 알고 있는 현장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고 언급했다. 사교육의 해킹 기술 없이는 수능의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없게 된 사이, 수능은 일종의 '컬트’로 자리 잡아 수험생들 사이에 하나의 커다란 문화가 되었다. 그 안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수험생 커뮤니티와 강남의 특정 학원을 위시한 대형 입시학원들이다. 사교육 없이는 높은 성적을 획득할 수 없게 된 학생들은, 의대 선호와 N수를 부추기는 커뮤니티에 영향을 받아 너무도 쉽게 “한번 더”를 외치며 N수를 결정하고 결국 수능과 사교육 시장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시험에 대한 그 '과몰입’의 정도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 『수능 해킹』의 분석으로, 입시를 인생의 한 단계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수능 자체가 정체성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N수생의 수는 점점 늘어 2024년에는 수험생의 35.2%를 차지했다. 더욱 심각해진 교육 격차도 문제로 지적한다. 평가원에서 매년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시도별 재학생 등급 비율 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수능 수학 1등급의 서울/비서울 비율은 3:1에 이르렀으며 과거 '사교육 무용론’이 우세했던 국어 1등급의 서울/비서울 비율도 2:1을 넘어섰다. 최근 의대 정시 합격자가 강남의 특정 학원에서 50% 가까이 배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능 초고득점자의 경우 그 격차는 더욱 커진다. 수능 출제 경향이 본격적으로 어려워지고, 사교육 시장이 재편되며 고도화를 이룬 2010년대 중후반부터 눈에 띄게 격화된 이 격차는 수능 사교육이 특정한 지역적, 사회?경제적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저자들은 지금의 수능과 사교육 업계가 만들어내는 인간 군상에 대한 우려를 쉽게 감출 수 없다고 말한다.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그들만의 세계 안에서, 수능이라는 한 시험에 집착하며 해킹의 기술만을 연마해온 이들이 사회에 나와 어떤 건강한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능 해킹』은 이처럼 최근 수능의 진화가 그것 자체로 폐단일 뿐만 아니라 사교육 및 공교육 체계 나아가 우리 사회의 미래에까지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치는 문제 현상이라는 사실을 촘촘한 논증으로 밝혀낸다. '수능’에 대한 최초의 본격 탐구 의사?소설가의 정확하고 명료한 진단 현직 의사이자 수능 사설모의고사를 공저하기도 한 저자 문호진은 입시가 만들어내는 부조리와 불평등이 사회의 다른 영역에 미치는 악영향을 눈여겨보게 되었으며 의대 입시가 부의 대물림과 계급 재생산 통로가 되어가는 현상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밝힌다. 기묘한 상상력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단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SF 소설가 단요 역시 국어 사설모의고사 비문학 영역을 다수 출제한 현장에서의 경험과 사회 작동 및 권력과 자원 분배 문제에 대한 관심사를 살려 이번 르포 작업에 참여했다. 두 저자의 전문성은 수험생, N수생, 학원 강사 및 조교 등 전현직 사교육 종사자의 방대하고 생생한 인터뷰와 치밀한 분석에 담겨 있다. 무엇보다 수능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시작으로 한국의 교육체계 전반을 이토록 꼼꼼히 살핀 책은 그간 찾아볼 수 없었다. 수능의 타락상과 그에 발맞춘 사교육 기술, 이를 무력하게 방치한 공교육의 현실을 꼼꼼히 짚은 『수능 해킹』은 수능과 교육체계에 대한 문제제기에 이어 해결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까지 전개한다. 자원을 정의롭게 분배하고 환상을 걷은 뒤 투명성과 민주성을 담보해야 교육체계가 바로 움직일 수 있다고 역설하는 두 저자는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공적 제도와 체계를 정비해 수능을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게 만드는 모든 과정에서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치를 갱신하고 N수생 비율이 나날이 치솟는 지금, 더 늦기 전에 『수능 해킹』을 출발점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공부의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목차
서문 1부 수능 해킹: 반교육적 시험이 되어버린 수능 1장 수능이라는 시험 2장 수능이라는 퍼즐 3장 수능이라는 블랙코미디 4장 쉬운 길은 없다 막간 2부 사교육의 지각변동: 수험생 커뮤니티의 출현과 사교육의 공진화 1장 저자와 강사의 이분법 2장 놀이 문화와 지각변동 3부 입시지형의 지각변동: 인강 보편화와 수시 확대의 결말 1장 인강이 격차를....+전체보기 해소했다는 환상 2장 「원숭이 꽃신」과 붉은 여왕 3장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4부 사교육의 감정들: 열망과 분노 1장 타산과 열망의 문제 2장 열망과 분노의 공동체 3장 고리를 끊으려면 5부 입시 해킹: 공교육의 타협과 대학의 자기중심성 1장 학교에서 도망치지 2장 대학 자율성과 비용 떠넘기기 6부 결국 다시 교육: 매듭짓는 말과 남은 말들 책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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